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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정주행(한국)

한국드라마 추천 백일의 낭군님 소개

by v_비비_v 2018. 11. 1.

백일의 낭군님

tvN|16부|2018.09.10~2018.10.30|연출 이종재|그본 노지설|출연 도경수, 남지현, 조성하, 조한철 ,김선호, 한소희, 김재영, 오연아, 지민혁, 정해균, 허정민, 최웅, 조현식, 도지한, 강영석, 안석환,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조재룡, 정지훈, 허정은, 정호빈 등

  모든 것이 불편했던 조선의 왕세자가 사라졌다. 궁을 떠나기 전, 신하들은 비가 오지 않는 것이 세자와 세자빈이 합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아뢴다. 이에 온 나라의 광부*들과 원녀*들은 정해진 날짜까지 전부 혼인하라는 명을 내렸다. 송주현에 사는 양민 연 씨네 집에서 깨어난 그는 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들어보니 송주현 윗마을에 살고 관리 아들의 군역을 대신 다녀온 '원득'이란다. 자신이 내린 명 때문에 곤란해진 홍심의 낭군님이 되어 산 백 일의 이야기.


광부* 曠夫 홀아비(아내를 잃고 혼자 지내는 사내)라는 의미가 있으며, 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한 남편이라는 의미도 있다.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나이가 차서도 혼인하지 못하는 남자를 가리킨다.
원녀* 怨女 원망(怨望)을 품은 여자라는 뜻으로, 남편이 없어 슬퍼하는 여자를 이른다. 남편이 없는 여자에는 과부 또는 혼인을 할 나이가 지나도 시집을 못 간 여자, 독수공방하는 여자 등이 해당한다. 원부(怨婦)라고도 한다.

원득 역|도경수
  이름은 나원득, 병신년 출생으로 서른다섯임이 믿기지 않는 외모를 가졌다. 어디서 부역하던 사람이라기에는 피부도 곱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만나는 사람마다 하대하는 것이... 모두 의문을 가지지만, 사실은 사라진 왕세자 이율이다. 죽은 왕세자가 송주현에서 원득으로 살고 있다. 세자 시절에도 그렇게나 모든 것이 불편하더니 송주현에서는 오죽할까. 집도 옷도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고, 모든 것은 불편하고, 능력은 없고, 사고만 치는 것이 팔푼이가 따로 없다. 하지만 그런 원득도 점점 이 삶에 동화되고, 무엇보다도 만난 지 얼마 안 된 아내 홍심에게 시나브로 젖어간다.

홍심 역|남지현

  송주현에 사는 똑순이, 마을의 해결사다. 진짜 이름은 윤이서로,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의 죽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던 그 때 오빠의 손에 끌려 도망친 뒤 연 씨의 양딸이 되었다. 팔푼이를 마음 다해 기다리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오라버니 석하를 매일 그린다. 빌어먹을 왕세자의 명 때문에 모지리 원득과 혼인하고 당장 저고리 고름을 끊어 혼인을 깨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김차언 역|조성하
  조정의 실세로 반정을 주도해 능선군 이호를 왕좌에 앉히고 제 딸을 세자빈으로 만들었다. 방해되는 이들은 목숨을 빼앗아서라도 제 길을 가려 한다. 윤 씨 가문을 무너뜨린 것도 김차언이다. 그날, 이서와 석하가 보는 앞에서 윤부준을 죽였다.

  이 외에도 권좌에 욕심낸 적이 없으나 김차언의 제안을 수락해 왕이 된 뒤 그 고단함에 괴로워하는 왕 역에 조한철, 산에서 피 흘리고 쓰러져 있던 율을 원득으로 둔갑시켜 홍심을 살리기 위해 혼인시킨, 홍심을 누구보다 아끼는 홍심의 양아버지 연 씨 역에 정해균, 김차언의 딸이자 세자빈이지만 정작 세자와의 사이는 소원한 세자빈 역에 한소희, 동생을 살리기 위해 김차언의 밑에서 살수 '무연'으로 살아온 윤석하 역에 김재영, 늘 율의 곁을 지키는 양 내관 역에 조현식, 율의 친구이자 목숨 바쳐 율을 호위하는 익위사 동주 역에 도지한, 송주현의 웃음과 눈물을 책임진 마을 사람들로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등이 출연했다. 또, 율과 이서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정지훈과 허정은도 있다.

  백일의 낭군님은 이종재 PD와 노지설 작가가 함께 했다. 이종재 PD는 OCN에서 방영한 드라마 <듀얼(극본 김윤주)>을 연출했다. 노지설 작가는 <닥터 챔프(연출 박형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연재(김선아)가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한 줄씩 지워나가며 그리는 <여인의 향기(연출 박형기)>,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연출 박형기)> 등을 집필했다.

  돌고 돌아도 결국 만난다. 율은 다친 팔에 댕기를 묶어주던 이서를 잊지 못하고, 이서는 열흘 만에 소학을 떼었다며 늦은 밤 저를 찾아와 자랑하던 팔푼이 율을 잊지 못한다. 율은 기억을 잃어 원득이 됐고, 이서는 이름과 신분을 버리고 홍심이 됐지만 둘은 다시 만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세상이 속이고, 시간 지나 모든 것이 흐려져도 너만은 기억하고 짙어진다는 내용의 삽입곡 <지워져(노래 거미)>가 절절함을 더한다. 기억이 났느냐는 물음에 너만 기억이 났다는 대답을 하던 다리 위 모습이 그려진다.

  벚꽃은 사랑을 싣고. 어린 이서가 물었다. "넌 눈이 좋아, 꽃비가 좋아?" 그 물음에 어린 율은 대답했다. "나는 너. 내 너와 혼인할 것이다." 그날은 벚꽃잎이 비 처럼 내렸다. 매듭 지어지지 못한 만남도 벚나무 아래에서였고, 꽃신에 새겨졌으면 했던 것도 매화가 아닌 벚꽃이었다. 원득이 기억을 잃고도 마당에 심은 것 역시 벚꽃이었다. 8회 이후부터 등장하는 삽입곡 <벚꽃연가(노래 첸)>는 율과 이서의 어린 시절과 20대가 된 그들의 시간을 이어 붙이는 데 힘을 더한다.
  모든 것과 바꿔서 널 다시 만나면 품 한가득 널 안으며 이 말 전하리라. 백일간의 그 꿈은 그 어떤 날보다 아름다웠다고. 사랑했었다고. (삽입곡 <벚꽃연가(노래 첸)> 중) 그들은 백일이 지나도 사랑할 테지만.

  송주현 사람들 사랑해유~ 사랑해유~ 박 영감과 조 현감에게 굽신굽신하며 마을 사람들에게는 성질 내는 걸 보면 나쁜 사람 같지만 은근히 송주현 사람들 뒤를 봐주는 아전 박복은(이준혁). 갑자기 나타난 원득이 자꾸 사고를 치고 다니니 화딱지가 안 나고 배겨? 굉장허네! 아프다고 꾀부리며 다른 사람에게 봉수군 일을 떠넘기는 구돌(김기두)은 어떻고? 그렇다고 야도 나쁜 애는 아녀...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는 원득에게 물레방앗간이 뭔지도 알려주고, 육전도 갖다주고, 그렇고 그런 것들(?)도 열심히 가져다주고 알려준다. 그런 구돌과 혼인하게 된 끝녀(이민지)를 빼놓으면 섭섭하지! 홍심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귀여운 끝녀! 마을 사람들이 그동안 세자 저하인 줄도 모르고 원득에게 함부로 해서 죽는 거 아닌지 각자 제 목숨만 걱정할 때도 홍심이 걱정은 안 되느냐고 버럭 화를 내주는 그런 의리 끝녀!


  이게 조선이여 대한민국이여? 백낭의 명대사는 역시 "이 상황, 나만 불편한가"라든가 "불편하구나"라든가 "불편하다." 등 편찮은신 왕세자님 대사라고 생각하지만...! 박 아전의 "굉장허네(굉장하네 발음하여서는 아니 된다.)"도 있고, 세자 율과 은근히 통하는 부분이 있는 제윤(김선호)이 굳이 안해도 되는 일들을 굳이 굳이 한다고 해 붙여진 별명 '정굳이(부추를 의미하는 방언 정구지 처럼 들린다.)'도 있다. 그 외에도 '1도 없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 '아.쓰.남(아무짝에도 쓰잘데기 없는 남정네)'와 같은 줄임말, '느낌적인 느낌' 같이 21세기에서 활발하게 쓰인 말들을 조선의 송주현에 녹여냈다.

  tvN 첫 사극 백일의 낭군님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꾸준히 갱신했다. 그동안 끌어온 과정들을 조금 허무하게 만들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변화가 의아한 결말이지만... 12회에 이르러서는 tvN의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4위, 월화극으로는 1위에 등극했다. 1위부터 3위까지의 드라마가 모두 금토 드라마로 주말 드라마에 속하지만, 유일한 평일 드라마라는 점도 유의미하다. tvN의 첫 사극이자 이종재 PD의 첫 사극은 여러모로 기록적인 작품이 되었다.